딜이 클로징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그 시간 동안 양측 모두 변호사, 회계사, 자문사를 동원해 엄청난 시딜이 클로징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그 시간 동안 양측 모두 변호사, 회계사, 자문사를 동원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쏟아붓는다. 그런데 그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일이 실무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딜이 깨지는 데는 패턴이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가 아니라, 처음부터 조짐이 있었는데 누군가 직면하기를 회피했거나, 작은 균열이 쌓여 결국 터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시점에서 이 딜을 계속 끌고 가는 게 맞는지 냉정하게 판단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경우도 많다.
패턴 1: 실사에서 터진 숨겨진 리스크
가장 흔하고 가장 파괴적인 패턴이다. LOI를 체결하고 실사를 시작했는데, 뚜껑을 까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가 나오는 경우다.
재무 숫자 차이는 가장 빈번하다. 감사받지 않은 내부 자료를 기준으로 LOI 가격을 산정했는데, 실사에서 정상화된 EBITDA가 기존 수치보다 크게 낮게 나오는 것이다. 매출에 일회성 항목이 포함돼 있거나 창업자 관련 비용이 법인 비용으로 처리된 것들이 정리되면 숫자가 줄어든다. LOI 기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근거가 없어지고, 가격 재협상 요구로 이어진다.
세무 이슈도 자주 나온다. 수년간 누적된 이전가격 문제, 신고 누락, 예상보다 큰 이연세금 부채가 실사에서 드러나는 경우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인수 후 고스란히 자신의 부담이 되는 문제라 딜 중단 카드를 꺼내기 쉽다.
“현재 진행 중인 중요한 소송 없음”이라고 IM에 나와 있었는데, 법률 실사에서 직원 노동분쟁이나 전 파트너와의 계약 분쟁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의도적으로 숨긴 경우도 있고 내부 관리 미흡으로 몰랐던 경우도 있는데, 어느 쪽이든 인수자 신뢰를 크게 흔든다.
이 패턴을 막는 방법은 하나다. 딜이 시작되기 전에 매각 측이 먼저 점검(Vendor DD)하는 것이다. 인수자가 발견하기 전에 내가 먼저 알아야 대응 논리를 준비할 수 있다. 실사에서 리스크를 인수자에게 들키는 것과 매각 측이 먼저 공개하고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협상 역학이 완전히 다르다.
패턴 2: 가격 눈높이 차이가 끝까지 좁혀지지 않는다
LOI 단계에서 가격 범위를 합의했는데, 실사 이후 재협상 과정에서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다.
매각 측은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 가격이 맞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인수 측은 “실사에서 나온 리스크를 반영하면 더 줄 수 없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는다. 협상이 감정적으로 흐르기 시작하면 접점을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
이 패턴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이 있다. LOI 단계에서 가격 범위를 너무 넓게 설정하거나, 불확실한 조건을 애매하게 봉합한 채 실사로 넘어가는 것이다. “어떤 밸류에이션 방법론을, 어떤 기준 EBITDA로 가격을 산정할 것인가”를 LOI 단계에서 명확히 합의해두지 않으면, 실사 이후 서로 다른 계산기를 들고 싸우게 된다.
Earnout(실적 연동 추가 대금) 구조로 가격 눈높이 차이를 일부 좁히는 방법도 있다. 기본 인수 대금은 보수적으로 설정하되, 인수 후 실적이 목표를 달성하면 추가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Earnout 조건이 복잡하거나 달성 기준이 불명확하면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된다.
패턴 3: 핵심 계약에 Change of Control 조항이 숨어있다
재무 숫자는 문제없었는데, 법률 실사 과정에서 주요 계약에 Change of Control(지배권 변경) 조항이 발견되는 경우다. 대주주가 바뀌면 계약을 해지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특정 대기업 납품 계약에서 나오는 제조업체를 인수하려던 딜에서 이 조항이 발동된 적이 있다. 해당 납품 계약서에 발주처 서면 동의 없이 경영권이 변경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인수자는 클로징 전에 발주처 동의를 받아오라고 요구했고, 매각 측이 발주처에 접촉하는 과정에서 딜 정보가 새어나갔다. 발주처가 재계약 조건 재협상을 요구했고, 딜 구조 전체가 흔들리면서 클로징 직전에 깨졌다.
이 리스크는 실사 이후에 발견하면 너무 늦다. 매각 측은 주요 계약서의 Change of Control 조항을 딜 시작 전에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인수 측은 이 조항이 있는 계약의 비중이 클수록, 해당 동의 취득을 SPA 선행 조건으로 명시하고 동의 취득 과정에서의 정보 유출 리스크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패턴 4: 핵심 인력이 딜 도중에 이탈한다
인력이 핵심 자산인 회사에서 딜이 진행되는 사이 핵심 인력이 불안감을 느끼고 이탈하거나, 잔류 조건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다.
기술 스타트업이나 전문 서비스 기업일수록 이 리스크가 크다. 창업자가 곧 영업력이고, 핵심 개발자 몇 명이 곧 기술 자산인 구조에서는 사람이 빠지는 순간 기업가치가 크게 낮아진다.
실무에서 자주 보이는 패턴은 이렇다. LOI까지는 창업자가 잔류 의향을 표명했는데, SPA 협상이 길어지고 인수 후 경영 자율성 조건이 기대와 다르다는 걸 알게 되면서 태도가 바뀐다. 또는 딜 진행 중에 경쟁사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들어와 핵심 개발자가 먼저 이직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 인수자가 공식적으로 딜을 끊기 전에 조용히 관심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
핵심 인력의 잔류 조건 — 처우, 역할, 경영 자율성 범위 — 은 SPA 협상과 별도로, 병행해서 고용계약으로 먼저 확정해두는 것이 좋다. 클로징을 조건으로 리텐션 보너스를 지급하는 구조도 자주 활용된다. 중요한 것은 이 협상을 SPA 마무리 후로 미루지 않는 것이다.
패턴 5: 외부 환경이 딜 구조를 흔든다
딜 당사자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외부 환경에 의해 딜이 깨지는 경우다. 이 패턴은 막기 어렵다는 점에서 다른 패턴과 다르다. 대신 계약 구조에서 리스크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를 미리 설계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인수금융 조달 실패가 대표적이다. PE가 LBO 구조로 인수를 추진했는데, 금리 상승이나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수금융 조건이 대폭 악화되는 경우다. 2022~2023년 금리 급등기에 이런 이유로 깨진 딜이 국내외에 상당수 있었다. 인수금융이 딜 구조의 핵심인 경우, SPA 선행 조건에 인수금융 조달 완료를 명시하고 조달 실패 시 딜 해제 및 비용 처리 방식을 미리 협의해둬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도 변수다. 시장 집중도가 높아진다고 판단되면 조건부 승인이나 불승인이 나올 수 있다.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딜 모멘텀이 꺼지는 경우도 있다.
예상치 못한 매크로 충격도 있다. 코로나 초기인 2020년 1분기에 클로징 직전이었던 딜들이 줄줄이 중단됐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SPA의 MAC(Material Adverse Change, 중대한 부정적 변경) 조항이 발동되는지를 두고 양측이 법적 분쟁으로 가는 경우도 생긴다. MAC 조항의 발동 기준과 범위를 협상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설정해두는 이유가 여기 있다.
마치며: 조짐은 항상 먼저 있었다
다섯 가지 패턴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직면하지 않고 끌고 간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실사에서 리스크가 나왔을 때 즉각 가격 재협상 논의를 시작하지 않고 일단 덮거나, 가격 눈높이 차이가 크다는 걸 알면서도 협상을 질질 끄는 식이다.
좋은 딜은 리스크를 처음부터 드러내놓고 협상하는 딜이다. 맞지 않는 딜을 억지로 끌고 가다 클로징 후 후회하는 것보다, 일찍 멈추는 게 양측 모두에게 낫다. 어느 시점에서는 이 딜을 계속하는 게 맞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 판단을 미루는 것이 결국 모든 딜 브레이크의 공통 원인이다.